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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자본주의 속성과외' 나선 북한

최근 북한 경제대표단이 수잔 셔크 UC샌디에이고 교수의 초청으로 미국을 다녀갔다. 북한의 경제관료 12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15박16일 동안 LA 샌디에이고 뉴욕 샌프란시스코를 바쁘게 돌며 미국 경제의 구석구석을 볼 기회를 가졌다. 구글과 씨티그룹 등 산업현장을 찾았고 미국 대학의 교수들로부터 시장경제와 소비자 보호 화폐시스템 등 자본주의 핵심에 대한 강의도 받았다. 한마디로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단기 속성과외를 받은 것이다. 북한 경제대표단의 미국 자본주의 학습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미국 정부가 북한 경제대표단의 미국 입국을 허용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이후 줄곧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을 유지해 오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한과 대화하기에 앞서 북한은 행동에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다.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들을 명확히 할 때까지 전략적으로 인내하고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북한 경제대표단의 방문을 놓고 미국의 대북기조가 '대화'쪽으로 선회한 것은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자 미국 정부가 브리핑을 통해 민간차원의 교류라며 서둘러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북한 쪽은 민간인들이 아닌 정부 관료들이다. 미국 역시 그들에게 입국비자를 내주었다는 점에서 북한 측과 어느정도 교감이 있었다고 밖에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정부간 트렉 1 공식외교는 아니지만 소위 반관반민 트렉 1.5 외교를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이유다. 공식외교가 풀지 못하는 사안들에 대해 비공식 외교채널들이 다양하게 동원되는 것이 미국 외교의 특징이다. 미국은 리비아 등 아랍권의 정치불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발을 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이 한반도에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이 전략적 인내라는 커다란 대북정책 기조를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북한과 비공식 접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번 북한 경제대표단의 방미라는 결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북한 경제대표단의 미국 방문이 주는 또 다른 시사점은 북한이 중국이 아닌 미국의 자본주의를 학습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중국식 개방경제를 따를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이에 대한 USC 한국학 연구소 데이비드 강 교수의 분석은 흥미롭다. 북한이 중국과 동맹관계이기는 하지만 중국에 너무 의존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 경제의 대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북한 역시 미국과 경제교류 확대를 위한 기회를 버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 경제대표단은 미국 체류기간동안 보고 배운 자본주의에 대해 느낀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언론의 질문 함구로 일관했다. 하지만 북한 경제대표단과 함께 있었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을 발견하고선 차를 세우고 KFC에 가자고 했다고 한다. 그들은 미국을 싫어할 수도 있고 자본주의 경제를 싫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자본주의의 맛을 들인 이상 평양에서 KFC를 만날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2011-04-05

북한 경제대표단, 뉴욕 한인타운 방문…소주 곁들여 45달러짜리 식사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으로 뉴욕을 방문한 북한 경제대표단 일행이 29일 맨해튼 한인타운을 찾았다. 일행 12명은 아시아 소사이어티 관계자 8명과 함께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32스트릿 한식당 '강서회관'에 저녁식사를 했다. 식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1인당 45달러짜리 코스 정식에 소주 5~6병을 곁들였다. 당시 서빙을 했다는 한 직원은 "죽과 샐러드.구절판부터 시작해 갈비 등이 제공됐고 마지막 식사로는 대부분 된장찌개를 먹었다"며 "식사를 하는 내내 밝은 분위기였고 주로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대표단 가운데 일부는 '미국에 온 후 처음으로 입에 맞는 음식을 먹었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예약과 식대 지불은 아시아 소사이어티 측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 일행은 나흘 동안 뉴욕에 머물면서 씨티그룹과 블루밍데일 백화점 블룸버그 통신 등을 견학했으며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주관한 세미나에 참석해 미국 교수들로부터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강의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UC샌디에이고 산하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 초청으로 방미한 무역성.농업성 등 경제부처 소속 북측 대표단 12명은 30일 오전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이들은 4월 2일 귀국한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2011-03-31

한인타운 식당 찾은 북한 경제대표단…소주 곁들여 1인당 45불 코스 식사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으로 뉴욕을 방문한 북한 경제대표단 일행이 29일 맨해튼 한인타운을 찾았다. 일행 12명은 아시아 소사이어티 관계자 8명과 함께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32스트릿 한식당 ‘강서회관’에 저녁식사를 했다. 식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1인당 45달러짜리 코스 정식에 소주 5~6병을 곁들였다. 당시 서빙을 했다는 한 직원은 “죽과 샐러드·구절판부터 시작해 갈비 등이 제공됐고, 마지막 식사로는 대부분 된장찌개를 먹었다”며 “식사를 하는 내내 밝은 분위기였고 주로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대표단 가운데 일부는 ‘미국에 온 후 처음으로 입에 맞는 음식을 먹었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예약과 식대 지불은 아시아 소사이어티 측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 일행은 나흘 동안 뉴욕에 머물면서 씨티그룹과 블루밍데일 백화점, 블룸버그 통신 등을 견학했으며,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주관한 세미나에 참석해 미국 교수들로부터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강의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UC샌디에이고 산하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 초청으로 방미한 무역성·농업성 등 경제부처 소속 북측 대표단 12명은 30일 오전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이들은 4월 2일 귀국한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2011-03-31

북한 경제대표단 뉴욕 왔다, 무역성 등 중간 간부 12명…세미나 참석

미국의 한 대학 연구소 초청으로 방미 중인 북한 경제대표단 일행이 27일 뉴욕에 도착해 4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북한 무역성·농업성 등의 중간급 간부로 구성된 12명의 대표단은 이날 아메리칸항공(AA)편으로 샌디에이고를 출발해 존 F 케니디 공항에 도착, 맨해튼 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들을 초청한 기관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산하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지만, 뉴욕 방문은 미국과 아시아의 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1956년 록펠러 3세가 설립한 비영리단체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주관하고 있다. 북한 대표단 중 한 명은 이번 방문 목적에 대해 “우리는 경제 고찰단이다. 우리와 미국 사이의 경제 협조, 이 문제를 논의하고 그 가능성을 찾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으로 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서 미·북 관계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에서 미국을 방문한 이들에 대해 미·북 양측 모두 “자본주의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찾아 온 북측 경제 관료들일 뿐”이라며 특별한 의미 부여를 경계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30일까지 뉴욕에 머물면서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주관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고, 언론사와 월가 등을 견학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시아 소사이어티 측은 이들의 뉴욕 방문이 민간 교류 차원이라는 이유로 언론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했고, 북측 대표단 일행도 남측 언론의 취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2011-03-28

"북·미경협 가능성 찾으러 왔다"…방미 북한 대표단 '자본주의 심장부' 뉴욕 들러

미국의 한 대학 연구소 초청으로 방미중인 북한 경제대표단 일행이 27일 오후 자본주의 경제의 심장부로 불리는 뉴욕에 도착해 3박4일 간의 뉴욕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북한 무역성·농업성 등의 중간급 간부로 구성된 12명의 대표단 일행은 이날 아메리칸 에어라인(AA) 편으로 샌디에이고를 출발해 뉴욕 JFK 공항에 도착, 맨해튼 한복판의 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들의 미국 초청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산하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지만, 뉴욕 방문은 미국과 아시아의 이해증진을 목적으로 1956년 록펠러 3세가 설립한 비영리단체인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주관하고 있다. 북한 대표단 중 한 명은 이번 방문 목적에 대해 “우리는 경제 고찰단이다. 우리와 미국 사이의 경제협조, 이 문제를 논의하고 그 가능성을 찾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으로 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서 미북 관계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에서 미국을 방문한 이들에 대해 미·북 양측 모두 “자본주의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찾아온 북측 경제 관료들일 뿐”이라며 특별한 의미 부여를 경계하고 있다.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북 대표단의 방문에 대한) 대답은 이번 방문을 요청한 민간단체가 해야 할 것”이라며 행정부가 관여하지 않은 민간 차원의 행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30일까지 뉴욕에 머물면서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주관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고 이곳 언론사와 월가 등을 견학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시아 소사이어티 측은 이들의 뉴욕 방문이 민간 교류 차원이라는 이유로 언론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했고, 북측 대표단 일행도 남측 언론의 취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2011-03-28

카터, 빠르면 내달 재방북…코피 아난 등 동행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빠르면 다음달 하순 북한을 다시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에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원로그룹’들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북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카터 전 대통령이 아난 전 총장 등 국제적인 저명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원로그룹과 함께 방북, 한반도 평화 증진에 기여한다는 목표 하에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달 정도 쯤 뒤에 카터가 방북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 상당히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와 카터 전 대통령 측이 직접 이 문제를 핸들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의 석방을 위해 지난해 7월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의 방북 문제를 외무성 차원에서 직접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면서 6자회담 재개시 우라늄농축 문제도 협의할 수 있다는 등 최근 ‘유화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최종 성사될 경우 북한은 이 기회를 메시지 전달의 통로로 활용할 것이 확실시 된다. 특히 지난해 방북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김 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했던 카터 전 대통령은 이번 방북시에는 김정일 면담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후계세습을 진행중인 북한에서 김 위원장이 핵문제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직접 피력할지도 주목된다. 카터 일행은 다음달 15일이 김일성 생일이라는 점에서 이 시기에 방북할 경우 축하사절 냄새를 풍길 수 있다는 점때문에 이 때를 피해 방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는 1994년 1차 북핵위기 당시 처음으로 방북, 당시 김일성과의 평양 면담을 통해 대결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켰던 적이 있다. 한편 북한에 집짓기 운동을 전개중인 미국의 봉사단체인 풀러센터 실무자들도 다음달 중에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다. 풀러센터는 2009년 11월 평양 순안구역 오산리 지역에 농촌 살림집 50가구 집짓기 운동을 시작했으며, 다음달 중순 이에 필요한 건축자재와 공구 등을 북한에 보내고 실무자들이 방북해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연합]

2011-03-24

'북한 경제대표단 왜 미국에 왔나' 설왕설래, 겉으론 '시장경제 배우기'…속으론 '미국과 대화 트기'

UC샌디에이고 산하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 수전 셔크 소장의 초청으로 미국에 체류중인 북한 경제대표단의 방미 목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단 북한 경제대표단은 21일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를 보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북한이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기 위한 수순으로 비칠 수 있다. 북한이 고집하는 주체경제가 한계상황에 다다른 시점에서 김정은 3대 세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012년 강성대국 원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경제개혁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북한 경제대표단의 이번 미국 방문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배우기 위한 표면적인 이유 외에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북한의 속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랜드연구소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박사는 "북한이 경제대표단을 보낸 진정한 이유는 미국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넷 박사는 그 이유로 "북한이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하려 했다면 2009년의 화폐개혁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상인들의 힘이 너무 강력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화폐를 몰수하고 개혁을 실시했다"며 "북한 정권 입장에선 상인들은 정부 관료들에 뇌물을 줄 수 있고 통치시스템에 혼란을 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베넷 박사는 또 북한 경제대표단의 신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대표단중 몇 명이나 정말 사업가 또는 경제분야에 관련된 인물인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정보나 군사관련 인사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정부가 경제대표단을 미국에 보내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자본주의를 학습하고 체험하며 북한 정권에 위험이 되는 사상을 가지고 귀국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 경제대표단은 숙소에서 TV를 켜고 폭스뉴스에서 나오는 리비아 사태를 밤 늦도록 시청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제 대표단이 리비아 사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지에 대한 질문에 베넷 박사는 "최근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엘리트 그룹들은 리비아 등 외부사태에 관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얻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의 개입으로 정권이 바뀌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미국의 개입이 리비아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어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 경제대표단은 이번 주말까지 UC샌디에이고에서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강의를 받고 산업현장을 둘러본 뒤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김기정 기자 kijungkim@koreadaily.com

2011-03-23

북한 주민, 이집트·리비아 사태 아는가? "피곤합니다. 선생도 어서 가서 쉬라우"

북한 경제대표단은 22일 호텔 도착 후 간단한 미팅을 가진 다음 초청자인 수잔 셔크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 소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은 오후 6시부터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와인도 서너병을 비웠다. 만찬장 역시 기자에게 '북한 경제대표단에 말을 걸면 호텔에서 내보내겠다'는 경고와 함께 접근이 제한됐다. 12명의 북한 대표단 중 지도급으로 보이는 4명이 수잔 셔크 소장과 함께 앉았고 나머지 8명은 IGCC관계자와 함께 식사를 했다. 만찬이 끝나기가 무섭게 경비원의 안내를 받은 대표단은 뒷문으로 빠져나가 버렸다. 이날 저녁 식사 후 담배를 피기 위해 발코니로 나온 북한 대표단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건 그나마 행운이었다. 2층의 몇 명과 얘기를 나눈 다음 다른 방 발코니에서 의자에 편히 앉아 긴 담배연기를 뿜어내는 한 명에게 말을 걸었지만 눈은 감은 채 "쉬는데…프라이버시"라는 짧은 답만 나왔다. 북한 주민들도 이집트 리비아 사태를 알고 있느냔 질문엔 "피곤합니다. 선생도 어서 가서 쉬라우"란 말로 더 이상의 말을 막았다. 다음날. 북한 대표단의 아침은 오전 6시30분쯤 TV를 시청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한 시간 뒤 일행 중 5명이 먼저 식사를 위해 호텔 내 식당을 찾았다. 3명은 편안한 와이셔츠 차림이지만 2명은 김일성 배지가 달린 정장차림에 올백머리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화없이 묵묵히 아침 뷔페음식을 먹었다. 일부는 양식이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음식을 남겼다. 옆 테이블에 앉은 기자가 "잘 주무셨느냐"고 묻자 대표단 중 선임인 듯한 사람이 "식사 중입니다"라고 말을 끊었다. 어제 저녁의 발코니 인터뷰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호텔 로비에 모여있는 북한 대표단에게 기자가 다가가자 대표단 일행 중 한 명이 "나가라우"라고 소리를 쳤다. 결국 호텔 경비원으로부터 "3분 내에 짐을 싸서 호텔을 떠나라"는 말을 들었다. 경비원은 "이 시간 이후로는 대표단이 나갈 때까지 호텔 투숙을 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놨다. 북한 대표단은 호텔에서 10분 정도를 걸어서 UC샌디에이고의 IGCC건물까지 이동했다. 이들은 이번 주말까지 이 건물 강의실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 소비자 행동 등에 대한 수업을 듣는다. 강의실은 밖에서 안을 볼 수 없는 밀실 구조다. 이들의 '자본주의 학습'이 김정은 후계 체제와 맞물려 북한이 시장경제 시스템을 부분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수순인지 관심이 쏠린다. 1주일 뒤 이들 대표단이 강의실 문을 열고 나올 때쯤이면 그들의 손엔 '북한 시장 경제' 파종을 위한 작은 씨앗이 담기지 않을까 자못 궁금하다. 김기정 기자 샌디에이고=주영성 기자

2011-03-22

방미 북한 경제대표단 "우리는 관료…시장경제 배우러 왔다"

21일 오후 5시30분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 에스탠시아. 유리창을 모두 짙은 검은 틴트로 가린 리무진 버스에서 12명의 북한 경제대표단이 내렸다. 대표단은 UC샌디에이고 산하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 수전 셔크 소장의 초청으로 왔다. 여기서 1주일간 소비자 행동론 등 자본주의 경제론을 배운다. 북한 경제대표단이 묵고 있는 호텔은 경비원을 고용해 처음부터 철저히 기자의 접근을 막았다. 심지어 취재기자가 묵고 있는 방이 2층에 위치한 북한 대표단 숙소와 붙어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는 기자에게 방을 3층으로 옮기라고 해 결국 3층으로 방을 옮겨야 했다. 하지만 철통 같은 북한 대표단 보호작전도 '식후 끽연' 시간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이날 오후 9시30분쯤 저녁 식사 후 숙소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러 나온 이들 일부와 인터뷰가 이뤄졌다. 대표단은 2층에 위치한 독방을 사용했지만 흡연이 허용되는 발코니가 있는 숙소로 여러 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기자는 1층 잔디 밭에서 까치발을 한 채 흡연 4인방에게 '중앙일보 기자'라고 알렸다. "가서 식사나 하라우. (안그러면) 병 나." 어두워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걸쭉한 북한 사투리를 듣고서야 제대로 짚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미국 방문 목적이 뭡니까. "미국 경제를 보러 왔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답했다. 어디서 왔냐고 묻자 자신들은 모두 경제관료라고 했다. -미국 경제 많이 배우셨나요. "이제 시작인데…. 오늘 하루종일 길에서 보냈어." - UC샌디에이고에선 뭘 배웁니까. "동무가 초청한 것도 아닌데…. 학교 측에 물어 보라우." -시장경제를 배운다고 하는데. "어떻게 알았어." -북한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배울 이유가 있습니까. "…" -김정은 장군이 잘 통치하고 있습니까. "…" "(우리는) 정부관리들이라 (그런 질문은) 곤란합니다." 일행 중 한 명이 발코니로 통하는 창문을 꼭꼭 닫고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다. 호텔 측에 물어보니 발코니에선 흡연이 가능하지만 담배연기가 방 안으로 들어가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호텔 또는 주최 측이 호텔 내 흡연에 대해 강하게 주의를 준 모양이다. -일본 대지진 소식도 들으셨나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진은 자연재해인 것을…. 안타깝지요." -이집트와 리비아 사태도 알고 계십니까. "(우리도) 귀머거리가 아닌데…이만 하겠습니다." 이들이 묵고 있는 숙소 중 일부는 자정 넘겨서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 숙소 창 밖으로는 리비아 사태 속보를 전하는 폭스뉴스의 TV화면이 실루엣이 돼 비치고 있었다. 김기정 기자 샌디에이고=주영성 기자

2011-03-22

북한 경제대표단 '자본주의 학습'…UC샌디에이고서 1주일간

북한 경제대표단이 '자본주의'를 배우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북한 경제 관련 인사 12명으로 구성된 북한 대표단은 21일 UC샌디에이고에 도착해 1주일간의 자본주의 학습에 들어간다. 이번 방문은 UC샌디에이고 산하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 수전 셔크 소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북한 경제대표단이 미국 대학교에서 소비자 행동론 등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수업을 받는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김정은 후계세습과 맞물려 북한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수순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UC샌디에이고의 IGCC는 6자회담 당사국 정부 관계자와 비정부 인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협력대화(NEACD)회의를 주최하는 대표적인 민간외교기구다. 2009년 10월에 열린 동북아협력대화(NEACD) 기간에는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성 김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간에 수차례 비공식 대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베이징에서 중국항공편으로 LA에 들어온 북한 대표단은 LA지역 경제시설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경제대표단은 샌디에이고 일정을 마친 뒤 뉴욕으로 이동해 아시아 소사이어티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김기정 기자 kijungkim@koreadaily.com

201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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